고에너지 리튬이온전지용 고전압 니켈리치 캐소드를 안정화하는 결함형 산소 불활성상Defective oxygen inert phase stabilized high-voltage nickel-rich cathode for high-energy lithium-ion batteries

Defective oxygen inert phase stabilized high-voltage nickel-rich cathode for high-energy lithium-ion batteries

산소공공 41%를 품은 La2Mo2O9 불활성상을 니켈리치 캐소드 표면에 코팅해, 고전압에서 터져 나오는 산소를 붙잡고 가두는 이중 메커니즘을 구현했다. 이 코팅 하나로 1.5-Ah 파우치셀이 0.5C·400사이클에서도 94% 용량을 지켰다.A defective La2Mo2O9 coating with about 41% oxygen vacancies both anchors and reserves the oxygen released from a high-voltage Ni-rich cathode surface. The single coating let a 1.5-Ah pouch cell retain 94% capacity after 400 cycles at 0.5C.

산소를 막지 못한다면, 붙잡고 가두면 된다

니켈리치 캐소드의 작동전압을 4.3V, 4.4V, 4.5V로 올릴수록 에너지밀도는 커지지만 대가도 함께 커진다. 전압이 높아질수록 캐소드 표면의 전이금속과 산소 사이에서 전자가 오가는 반응이 격해지고, 그 결과 산소가 기체 형태로 빠져나간다. 빠져나간 산소는 전해질과 곧바로 반응해 계면을 갉아먹고, 격자를 붕괴시키고, 심하면 열폭주까지 촉발한다. 그동안 이 문제에 대한 답은 대체로 “산소가 빠져나가지 못하게 막는다”는 방향이었다. 표면 코팅으로 물리적 장벽을 세우거나, 이종원소를 도핑해 산소와의 결합력을 높이는 식이다.

베이징이공대학(Beijing Institute of Technology) 연구팀이 2023년 Nature Communications에 발표한 이 논문은 다른 질문을 던진다. 산소 방출을 완전히 막을 수 없다면, 새어 나온 산소를 그 자리에서 붙잡아 가두면 되지 않을까. 연구팀은 고체산화물연료전지(SOFC) 전해질 소재에서 흔히 쓰이는 란탄몰리브데이트(La2Mo2O9, 이하 LMO)를 캐소드 표면에 코팅했다. 이 물질의 특이한 점은 자체적으로 산소공공(oxygen vacancy)을 약 41%나 품고 있다는 것이다. 코팅층 안의 란탄(La)·몰리브덴(Mo) 이온은 표면 산소에 전자를 내줘 산소가 쉽게 빠져나가지 못하게 “붙잡고”, 혹시 그래도 빠져나온 산소는 코팅층 자체의 풍부한 빈자리가 “가둔다”.

LMO 코팅층은 표면 산소를 붙잡는 앵커(anchor)이자, 빠져나온 산소를 가두는 저장고(reservoir)로 동시에 작동한다.

이 글은 논문 원문(Article 본문 11쪽)을 전체 통독하고 정리했다. 배경 개념은 본문 흐름 속에 풀어 썼고, 분석기법 설명은 글 맨 끝 부록에 모아뒀다. Battery Lab의 “하이니켈 양극재 상용화 근접 문헌” 미니시리즈 5편 중 두 번째 편이다.


배경 — 고전압으로 갈수록 산소가 문제의 근원이 된다

니켈리치 층상산화물(LiNixCoyMn1−x−yO2, x≥0.8, 이하 NCM)은 코발트 함량을 줄이면서도 높은 비용량을 뽑아낼 수 있어 전기차용 고에너지 캐소드의 주류로 자리 잡았다. 그런데 이 소재의 용량을 더 끌어올리는 가장 손쉬운 방법이 하나 있다. 충전 종지전압(cut-off voltage)을 4.2V대에서 4.3–4.5V로 높이는 것이다. 전압을 올리면 리튬을 더 많이 뽑아낼 수 있어 비에너지가 커진다.

문제는 전압이 올라갈수록 캐소드의 페르미 준위(Fermi level)가 낮아지면서 전이금속(TM)의 3d 궤도와 산소의 2p 궤도가 서로 맞닿는 지점까지 내려간다는 데 있다. 이 상태에서 전자가 전이금속과 산소 사이를 오가면(charge transfer) 산소가 O2, O2−, O− 같은 형태로 산화되어 방출된다. 이렇게 풀려난 산소는 캐소드 표면에서 시작해 전해질과 격렬하게 반응하고, 그 결과로 캐소드-전해질 계면(CEI)이 생성되며 리튬이온이 오가는 통로를 막는다. 반응 자체가 발열이라 심하면 열폭주로 이어질 수도 있다. 게다가 고충전 상태(SOC)에서는 격자상수 c축이 급격히 수축하는데, 이 역시 전이금속과 산소 사이 전하이동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c축 수축은 격자 변형(strain)과 미세균열을 낳고, 균열은 전해질과 새로 맞닿는 표면을 계속 만들어내며 문제를 악순환시킨다.

기존 해법인 표면 코팅과 이종원소 도핑은 방향은 맞지만 한계가 뚜렷했다. 코팅층의 원자가 표면 산소와 화학결합을 맺어 안정화하는 방식이든, 도핑 원소가 2p 밴드를 조절해 산소에 음전하를 더해주는 방식이든, 결국 사이클이 오래 지속되면 그 효과가 약해졌다. 연구팀은 이 지점에서 발상을 바꿨다. 고체산화물연료전지 전해질이 원래 산소이온을 빠르게 이동시키기 위해 산소공공을 풍부하게 갖도록 설계된다는 데 착안해, 아예 산소공공이 가득한 불활성상을 캐소드 표면에 덮어씌우면 어떨까 하는 아이디어였다.


무엇을 다뤘나 — 앵커링과 리저빙을 한 코팅층에

연구팀이 모델 물질로 택한 것은 산업적 관심이 큰 NCM811(LiNi0.8Co0.1Mn0.1O2)이다. 코팅재로는 란탄몰리브데이트(La2Mo2O9, LMO)를 골랐는데, 여기에는 세 가지 근거가 있었다. 첫째, La와 Mo 이온은 산소와의 결합에너지가 높아 전자를 산소 쪽으로 넘겨주므로, 표면 산소를 붙드는 “앵커” 역할을 할 수 있다. 둘째, LMO는 자체적으로 약 41%에 달하는 산소공공을 갖고 있어, 앵커에 붙잡히지 않고 빠져나온 산소까지 흡수해 가둘 수 있다. 셋째, LMO의 불활성(β)상과 활성(α)상 사이 전이온도가 580°C로, NCM811의 합성온도보다 낮아 고온 처리가 벌크 구조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합성 방법은 P-NCM(코팅 없는 NCM811)에 La2O3와 MoO3를 화학량론비로 알코올에 녹여 섞은 뒤 500°C에서 12시간 소성하는 것으로, LMO 3wt% 코팅 시료를 L-NCM이라 부른다. XRD 결과 P-NCM과 L-NCM 모두 층상구조(R-3m)를 유지했고 격자상수 변화가 거의 없어, LMO가 벌크 결정구조 안으로 들어가지 않고 표면에만 자리 잡았음을 확인했다. SEM·EDS·단면 FIB-SEM 매핑에서는 La와 Mo가 표면에 균일하게 분포했고, HR-TEM에서는 벌크 NCM의 (104)면 격자무늬(0.20 nm)와 구분되는 LMO (220)면 격자무늬(0.23 nm)가 표면 근처에서 관찰돼 LMO 층이 실제로 덮여 있음을 물리적으로 보여줬다.

이 코팅이 실제로 작동하는지는 X-ray 광전자분광(XPS), 연엑스선흡수분광(s-XAS), 전자상자성공명(EPR)으로 교차 확인했다. L-NCM 표면에서는 산소공공 신호가 P-NCM보다 뚜렷이 강했는데, 이는 LMO 자체의 산소결핍 특성이 표면으로 전이됐다는 뜻이다. 더 결정적인 증거는 충전 중 실시간으로 기체 방출을 추적하는 in situ 미분전기화학질량분석(DEMS)이었다. P-NCM은 충전이 진행되며 산소(M/Z=32) 신호가 뚜렷이 관측된 반면, L-NCM에서는 같은 조건에서 산소 방출이 사실상 감지되지 않았다.

Fig.1 — 산소 앵커링·리저빙 전략 개략도(a)와 이를 뒷받침하는 특성분석. P-NCM은 사이클을 거치며 전해질 침식과 상전이를 겪는 반면 L-NCM은 표면에서 산소를 붙잡고(anchoring) 방출된 산소를 가두는(reserving) 과정을 보여준다(a). XRD Rietveld 정련(b), HR-TEM·원소매핑(c), HAADF-STEM(d), EPR 스펙트럼(e), P-NCM과 L-NCM의 in situ DEMS 산소 방출 비교(f,g), Ni L3-edge s-XAS(h), 승온 XRD로 본 상전이 양상(i,j) 및 상전이 온도(k)와 c축 변화율(l)을 보여주는 원문 그림

그림 출처: Dai, Z. et al., Nature Communications 14, 8087 (2023), Fig. 1, DOI: 10.1038/s41467-023-43792-0, CC BY 4.0

승온 XRD(HT-XRD)로 열적 안정성을 평가한 결과도 같은 방향을 가리켰다. 4.5V로 탈리튬한 P-NCM은 층상구조(R-3m)가 170°C에서 무질서한 스피넬상(Fd-3m)으로, 350°C에서 완전히 암염상(rock-salt, Fm-3m)으로 무너졌다. L-NCM은 같은 전이가 각각 190°C, 390°C로 늦춰졌다. 상전이 온도가 늦게 시작되고 늦게 끝난다는 것은 그만큼 구조가 열적으로 더 안정하다는 신호다.


대표 결과 — 코인셀 세 전압창과 1.5-Ah 파우치셀

연구팀은 먼저 코인형 하프셀로 2.7–4.3V, 2.7–4.4V, 2.7–4.5V 세 전압창에서 C/3 속도로 100사이클을 돌려 LMO 코팅의 효과를 정량화했다(수치는 Supplementary Table 3 기준).

전압창(100사이클, C/3)P-NCM(무코팅)L-NCM(LMO 3wt%)개선폭
2.7–4.3V80.2%93.9%+13.7%p
2.7–4.4V65.4%87.2%+21.8%p
2.7–4.5V57.1%84.8%+27.7%p

세 전압창 모두에서 L-NCM이 앞섰을 뿐 아니라, 전압이 높아질수록 그 격차가 오히려 벌어졌다. 4.3V에서는 13.7%포인트 차이였던 것이 4.5V에서는 27.7%포인트까지 벌어진다. 이는 LMO 코팅이 낮은 전압에서는 있으나 마나 한 개선이 아니라, 고전압으로 갈수록 진가를 발휘하는 전략이라는 증거다. 율속특성(rate capability)에서도 L-NCM은 0.1C부터 10C까지 전 구간에서 P-NCM보다 높은 용량을 유지했고, 100사이클 후 미분용량(dQ/dV) 곡선에서 P-NCM은 H2-H3 상전이 피크의 가역성이 크게 무뎌진 반면 L-NCM은 초기 형태를 비교적 유지했다.

코인셀에서 확인한 이점이 실제 완전셀 규모에서도 통하는지 검증하기 위해, 연구팀은 L-NCM 캐소드와 상용 흑연(Gr) 음극을 조합한 1.5-Ah급 파우치셀(가로 5cm, 세로 8cm)을 제작했다. N/P비(음극/양극 용량비)는 1.12±0.01, 전압범위는 2.8–4.2V, 초기 5회 formation 사이클을 0.1C로 거친 뒤 0.5C로 장기 사이클링했다. formation 절차는 첫 사이클에서 75% SOC까지 충전한 뒤 30°C에서 24시간 정치하고, 그다음 100% SOC까지 충전 후 방전하는 방식을 썼다.

Fig.2j — L-NCM 캐소드와 상용 흑연 음극으로 만든 1.5-Ah 파우치셀의 0.5C·400사이클 성능. 용량(왼쪽 축, 빨간 점)은 400사이클 동안 94% capacity retention을 유지했고 쿨롱효율(오른쪽 축, 흰 점)은 대부분 사이클에서 99.9%를 웃돌았다. 인셋 사진은 베이징이공대학(BIT) 로고가 붙은 실제 파우치셀 외관을 보여주는 원문 그림

그림 출처: Dai, Z. et al., Nature Communications 14, 8087 (2023), Fig. 2j, DOI: 10.1038/s41467-023-43792-0, CC BY 4.0

결과는 400사이클을 마친 시점에서 170.5 mAh/g, 용량유지율 94%(손실 6.0%), 쿨롱효율은 대부분 구간에서 99.9%를 넘겼다. 전압 감소폭도 400사이클 동안 20mV에 그쳐 전압 기준 유지율로는 99%였다. 코인셀에서 확인된 개선 효과가 축소되지 않고 1.5-Ah급 완전셀까지 그대로 이어진 셈이다. 다만 이 파우치셀은 코인셀에서 가장 큰 개선폭을 보인 4.5V가 아니라 2.7–4.2V라는 상대적으로 낮은 전압창에서 시험됐다. 고전압 조건의 이점이 파우치셀 규모에서도 재현되는지는 이 논문만으로는 확인할 수 없다.


메커니즘 — 산소를 붙잡으니 구조가 안 무너진다

산소 방출이 줄어들면 왜 구조 안정성까지 좋아지는지를 연구팀은 여러 각도에서 추적했다.

격자 변형이 줄어든다: in situ XRD로 초기 사이클 동안의 결정구조 변화를 추적한 결과, 4.18V 이상에서 (003) 피크의 이동각이 P-NCM은 1.15°, L-NCM은 0.64°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이는 4.5V 컷오프에서 c축 최대 수축률 6.15%(P-NCM) 대 4.02%(L-NCM)에 대응한다. 본문에서는 4.3V 조건에서의 c축 최대 수축률도 별도로 언급되는데, L-NCM 0.4% 대 P-NCM 2.8%로 차이가 더 두드러졌다. 다물리 시뮬레이션으로 리튬이온 농도분포와 응력장을 계산해보면, P-NCM은 고충전 상태(SOC 90%)에서도 입자 표면에 리튬이 불균일하게 남아 국소 응력이 집중되는 반면 L-NCM은 리튬이온 확산 동역학이 개선돼 훨씬 균일한 농도분포를 보였다.

표면 재구성층이 얇아진다: 200사이클 후 원자 수준 STEM-HAADF로 표면 근처를 관찰하면, P-NCM은 암염상(rock-salt) 재구성층이 약 10nm, 그 안쪽으로 스피넬상 무질서 층이 약 15nm까지 이어져 있었다. L-NCM은 이 무질서 층이 약 3nm에 그쳤다. XANES와 FT-EXAFS로 Ni의 원자가와 국소 배위환경을 살펴봐도, P-NCM은 사이클을 거치며 Ni-O·Ni-TM 결합거리가 뚜렷이 늘어난 반면 L-NCM은 거의 변화가 없어 국소 구조가 그대로 보존됐음을 확인했다. TOF-SIMS로 본 CEI 관련 프래그먼트(PO2−, C2HO−, NiF3−, MnF3−) 신호도 L-NCM에서 일관되게 낮았고, 리튬 금속 음극과 짝지어 200사이클을 돌린 뒤 관찰한 표면도 P-NCM 쪽은 거칠고 죽은 리튬과 SEI가 뒤엉켜 있었던 반면 L-NCM 쪽은 매끈한 SEI층만 남아 있었다. 이는 캐소드에서 녹아나온 전이금속이 리튬 음극 쪽 부반응까지 줄였다는 신호다.

계산으로도 같은 그림이 확인된다: 밀도범함수이론(DFT) 계산에서는 La-O, Mo-O 결합이 Ni-O보다 결합에너지가 높아, La·Mo와 배위한 표면 산소의 에너지 준위가 페르미 준위에서 더 멀어진다는 것을 보여줬다. 에너지 준위가 페르미 준위에서 멀수록 산화되기 어렵다는 뜻이므로, 이는 La·Mo가 실제로 “산소 앵커”로 작동한다는 계산적 근거다. 산소공공 형성에너지를 비교하면 LiNiO2 (104)면은 약 3.1eV인 반면 LMO (001)면은 약 5.1eV로, LMO 쪽이 2eV가량 더 높았다. 산소공공이 생기기 어렵다는 것은 역설적으로 그만큼 이미 있는 산소공공 자리가 안정적인 “저장고”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신호로 읽힌다.


확장 적용 — 더 높은 전압의 캐소드에서도 통한다

연구팀은 NCM811에서 확인한 전략이 다른 고전압 캐소드에도 통하는지 검증했다. LiCoO2(4.6V 컷오프)와 망간 기반 리치리튬(Li-rich) 캐소드(4.8V 컷오프)에 같은 LMO 코팅을 적용한 결과, 두 소재 모두 사이클 안정성이 개선됐다고 밝혔다. 다만 이 결과는 Supplementary Fig. 17의 그래프로만 제시됐고, NCM811처럼 구체적인 유지율 수치가 본문이나 표에 명시되지는 않았다. 저자들은 이를 근거로 LMO 기반 산소 앵커링·리저빙 전략이 특정 소재에 국한되지 않고 고전압에서 산소 방출 문제를 겪는 층상 캐소드 전반에 적용 가능한 범용 전략이라고 정리했다.


고찰 — 이 논문이 다 보여주지 못한 지점

이 논문의 강점은 “왜 산소를 막을 수 없다면 붙잡고 가두는가”라는 설계논리를, 구조 확인(XRD·TEM·XPS)부터 실시간 전기화학적 관찰(in situ DEMS·s-XAS), 원자 수준 배위환경 분석(XANES·EXAFS), 계산 기반 메커니즘 규명(DFT)까지 하나의 일관된 서사로 엮었다는 데 있다. 특히 코인셀에서 확인한 개선 효과가 1.5-Ah급 파우치 완전셀까지 축소되지 않고 이어졌다는 점은, 이 시리즈가 주목하는 “코인셀과 완전셀 사이의 간극”을 스스로 메운 드문 사례다.

다만 이 논문이 다루지 않은 지점도 분명하다. 첫째, 코인셀에서 가장 큰 개선폭(+27.7%p)을 보인 것은 4.5V 조건인데, 1.5-Ah 파우치셀은 그보다 낮은 2.7–4.2V로만 시험됐다. 고전압 조건에서의 이점이 파우치셀 규모에서도 재현되는지는 확인되지 않은 채 남아 있다. 둘째, in situ DEMS와 s-XAS는 모두 코인셀을 분해해 측정한 결과이며, 실제로 밀폐된 파우치셀 내부에서도 동일한 수준으로 산소 방출이 억제되는지를 직접 확인한 데이터는 이 논문에 없다. 셋째, LMO 코팅 두께나 3wt%라는 최적 함량이 “사전 시험에서 우수한 성능을 보여 선택했다”고만 서술돼 있을 뿐, 함량별 성능곡선 전체는 제시되지 않는다. 넷째, LiCoO2와 Li-rich 캐소드로의 확장 적용은 정성적 개선만 언급되고 정량 수치가 빠져 있어, NCM811만큼 엄밀하게 검증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My Take

이 논문에서 눈여겨볼 지점은 “코팅층의 결함을 없애야 할 흠이 아니라 활용할 자원으로 뒤집었다”는 발상이다. 보통 코팅재를 고를 때는 치밀하고 결함이 적은 물질을 선호한다. 그런데 이 연구는 정반대로, 산소공공이 41%나 되는 소재를 일부러 골라 그 결함 자체를 산소 저장고로 썼다. 산소를 막는 데 그치지 않고 막지 못한 산소까지 처리한다는 이중 메커니즘의 발상이 이 논문의 핵심이라고 본다.

동시에 이 전략이 상용화 앞단에서 검증해야 할 숙제도 뚜렷하다. 코인셀에서 가장 큰 이점을 보인 고전압 조건이 정작 파우치셀 검증에서는 빠져 있고, 코팅 함량 최적화 데이터도 전체가 공개되지 않았다. 이전 편에서 다룬 그래디언트 다공구조가 “입자 내부에 완충공간을 심는다”는 구조적 접근이었다면, 이번 편은 “표면에서 화학적으로 산소를 처리한다”는 접근이다. 같은 목표(고니켈·고전압 캐소드의 안정화)에 서로 다른 각도로 접근하는 두 전략을 나란히 보면, 상용화로 가는 길이 하나가 아니라는 점이 더 선명해진다. 다음 편에서는 이 시리즈의 또 다른 논문이 어떤 각도에서 같은 문제를 풀어가는지 이어서 다룰 예정이다.


부록 — 이 글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배경지식과 용어

1. 산소 방출과 관련된 핵심 개념

  • 산소 방출(oxygen evolution/release): 고전압에서 전이금속과 산소 사이 전하이동이 심해지면 격자 산소가 O2, O2−, O− 형태로 산화돼 캐소드 표면에서 빠져나가는 현상. 빠져나간 산소는 전해질과 반응해 계면 열화와 열폭주 위험을 키운다.
  • 산소공공(oxygen vacancy): 결정 격자에서 산소 원자가 있어야 할 자리가 비어 있는 결함. 이 논문에서는 이 결함을 오히려 방출된 산소를 흡수·저장하는 통로로 활용했다.
  • 페르미 준위(Fermi level): 전자가 채워지는 에너지 준위의 경계. 충전이 진행돼 캐소드의 페르미 준위가 낮아지면 산소의 2p 궤도와 가까워져 전자를 뺏기기 쉬운 상태가 된다.
  • 암염상(rock-salt phase): 층상구조 표면의 리튬-전이금속 자리가 뒤섞이며 형성되는 반응상. 이온 전도를 방해해 임피던스를 키우는 원인으로 지목된다.

2. 이 논문에 쓰인 분석기법

  • in situ 미분전기화학질량분석(DEMS, differential electrochemical mass spectrometry): 셀을 충전하는 동안 실시간으로 빠져나오는 기체를 질량분석기로 검출하는 기법. 이 논문에서는 충전 중 산소(M/Z=32) 발생량을 P-NCM과 L-NCM에서 직접 비교하는 데 썼다.
  • 연엑스선흡수분광(s-XAS, soft X-ray absorption spectroscopy): 표면에서 수 나노미터 깊이까지 민감하게 원소의 화학상태를 읽는 분광기법. 표면 산소의 결함 정도와 니켈의 산화상태 변화를 추적하는 데 이 기법을 활용했다.
  • X-ray 흡수 근접모서리구조(XANES)와 확장 X-ray 흡수미세구조(EXAFS): 고에너지 경X선으로 소재 내부까지 투과해 특정 원소의 원자가와 주변 원자와의 결합거리를 알아내는 기법. 사이클 후 니켈의 전체 원자가 변화(XANES)와 국소 배위환경 변화(EXAFS)를 이 두 기법으로 나눠 비교했다.
  • 밀도범함수이론(DFT, density functional theory): 양자역학 계산으로 원자·전자 수준의 에너지 상태를 예측하는 계산기법. La·Mo가 표면 산소와 결합했을 때의 전자밀도 분포와, 산소공공이 형성되는 데 필요한 에너지를 이 계산으로 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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