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밀한 리튬 증착과 안정적인 초기 무음극 리튬메탈 파우치셀을 위한 맞춤형 충전 프로토콜Tailored charging protocol for densified lithium deposition and stable initially anode-free lithium metal pouch cells

Tailored charging protocol for densified lithium deposition and stable initially anode-free lithium metal pouch cells

전해질도, 첨가제도, 코팅도 안 바꿨다. 칭화대 선전국제대학원·홍콩시립대·홍콩과기대 공동연구팀이 Nature Communications에 발표한 이 논문은 충전할 때 흘리는 전류의 '모양'만 바꿔서 무음극 리튬메탈 파우치셀의 순환수명을 크게 늘렸다. 원문을 통독해 정리했다.No new electrolyte, additive, or coating — just a different current waveform. A full read of the Nature Communications paper from Tsinghua Shenzhen, City University of Hong Kong, and HKUST, where reshaping the charge current alone extended anode-free lithium metal pouch cell life several-fold.

소재를 안 바꾸고 전류의 모양만 바꿨다

이 시리즈에서 지금까지 다룬 다섯 편은 전부 전해질 분자를 새로 설계하거나(1·2·4편), 리튬 표면에 새로운 막을 입히거나(3편), 배터리팩의 회로 구조를 바꾸는(5편) 이야기였다. 이번 6편은 다르다. 전해질도, 첨가제도, 코팅도 그대로 두고 충전할 때 흘리는 전류의 시간에 따른 모양만 바꿨다.

칭화대 선전국제대학원·홍콩시립대·홍콩과기대 공동연구팀이 2025년 Nature Communications에 발표한 이 논문은, 충전 시작과 끝에는 전류를 낮게, 중간에만 잠깐 높이는 “중간피크전류”(MPC, middle peak current) 충전법을 제안한다. 총 충전 시간과 총 충전량은 똑같이 두고 전류의 시간별 배분만 바꿨을 뿐인데, 무음극(anode-free) 리튬메탈 파우치셀의 순환수명이 32사이클에서 66사이클로 2배 늘었고, 다른 조합에서는 298사이클까지 80%의 용량을 유지하는 결과도 나왔다.

배터리를 오래 쓰려면 새 소재가 필요하다고 흔히 생각한다. 이 논문은 소재를 그대로 두고 충전 신호의 파형만 바꿔도 리튬 증착의 치밀함과 셀 수명이 크게 달라진다는 걸 보여준다.

이 글은 논문 원문(Article 본문 13쪽)을 전체 통독하고 정리한 것이다. Battery Lab 시리즈의 다른 편과 마찬가지로 배경 개념은 본문에 풀어 쓰고, 분석기법 설명은 글 맨 끝 부록에 모아뒀다.


배경 — 무음극 리튬메탈전지와 다공질 리튬의 문제

무음극(anode-free) 리튬메탈전지는 셀을 조립할 때 음극에 리튬을 아예 넣지 않는다. 충전하는 순간 양극에서 나온 리튬 이온이 맨 구리 집전체 위에 처음으로 도금되면서 음극이 “그 자리에서” 만들어진다. 리튬을 미리 깔아두지 않으니 무게가 줄고, 그만큼 에너지밀도는 지금까지 보고된 리튬메탈전지 구조 중 가장 높다. 문제는 이 방식이 충전마다 리튬 음극 전체가 새로 생겼다 방전 때 다시 거의 다 없어지는 걸 반복한다는 점이다. 부피 변화가 극심하다 보니 표면의 SEI(고체전해질계면)가 쉽게 깨지고, 이 문제는 셀 용량이 크고 충전 속도가 빠르고 조립 압력(스택압)이 낮은, 즉 실제 산업 조건에 가까울수록 심해진다. 그동안 0.23Ah급 무음극 셀이 200사이클에서 80% 용량을 유지한 사례는 있었지만, Ah급 대용량에서 장수명·고에너지밀도를 동시에 만족한 사례는 드물었다.

리튬이 고르게 쌓이지 않고 다공질로 자라는 근본 원인은 응력(스트레스)에 있다. 리튬이 전극 위에 쌓일 때는 얇은 박막이 기판 위에서 자랄 때 흔히 그렇듯 내부에 압축 응력이 쌓인다. 이 응력은 쌓은 용량과 전류밀도에 비례해서 커진다. 응력이 SEI가 버틸 수 있는 한계(항복강도)를 넘으면 SEI가 국지적으로 찢어지고, 그 틈으로 리튬이 뾰족하게 자라나며 덴드라이트가 되거나 전체적으로 성긴 다공질 구조가 된다. 기존 해법은 크게 세 갈래였다. 응력을 흡수하는 부드러운 기판을 쓰거나, 기계적으로 강한 SEI를 인위적으로 입히거나, 아예 전류를 낮게 써서 응력 자체를 줄이는 방법이다. 이 중 낮은 전류를 쓰는 방법은 실제로 효과가 있다는 게 알려져 있었지만, 충전 속도를 크게 늦춰야 한다는 뚜렷한 단점이 있었다.


무엇을 다뤘나 — 중간에만 세게, 처음과 끝은 약하게

연구팀이 주목한 지점은 응력의 성질이다. 낮은 전류로 처음 쌓은 리튬은 응력이 작아 그 위에 형성되는 SEI가 더 강하고 치밀하다. 그리고 이렇게 먼저 쌓인 리튬 원자들은 그 자체로 다음 리튬이 달라붙어 자라날 씨앗과 발판 역할을 한다. 즉 처음에 강한 SEI를 만들어두면, 그 SEI가 이후 더 센 전류가 와도 버텨줄 수 있다는 가설이다.

이 가설을 그대로 충전 프로토콜로 구현한 것이 MPC다. 3시간짜리 충전 구간을 5단계로 나눠 0.5 → 1 → 2 → 1.5 → 0.5 mA/cm²로 전류를 배분한다 — 시작과 끝은 낮고 중간(세 번째 단계)이 가장 높다. 총 충전 시간과 총 충전량은 기존의 일정전류(CC, constant current) 충전법인 1 mA/cm² 고정 방식과 동일하게 맞췄다. 순수하게 전류를 시간에 따라 어떻게 배분하느냐만 바꾼 것이다.

Fig.1 — 낮은 전류·높은 전류에서의 리튬 도금 메커니즘 개념도(a, b)와 중간피크전류(MPC) 방식의 개념도(c), CC·MPC 두 프로토콜의 전위-용량 및 전류밀도-시간 프로파일과 쿨롱효율 비교를 보여주는 원문 그림

그림 출처: Liu et al., Nature Communications 17, 178 (2026), Fig. 1, DOI: 10.1038/s41467-025-66271-0, CC BY-NC-ND 4.0

Li‖Cu 반쪽셀로 확인한 결과, MPC 프로토콜은 CC 프로토콜보다 뚜렷하게 높고 안정적인 쿨롱효율을 보였다. 60°C 고온에서도, 도금량을 0.3mAh/cm²나 6mAh/cm²로 바꿔도 같은 경향이 반복됐고, 펄스전류·비대칭 양방향전류·씨앗전류 등 기존에 제안된 여러 충전법과 비교해도 MPC가 앞섰다. 전류가 가장 높은 구간의 위치를 앞·중간·뒤로 바꿔가며 실험해본 결과, 다섯 단계 중 세 번째(정중앙)에 최댓값을 뒀을 때 성능이 가장 좋았다.


왜 되는가 — 더 강하고, 더 무기물이 풍부한 SEI

SEM으로 본 리튬 형상부터 다르다. 0.25mAh/cm²의 적은 양을 증착했을 때 CC 방식(1 mA/cm²)은 각진 입자 형태인 반면 MPC 방식(0.5 mA/cm²)은 구형에 가까웠다. 용량을 3mAh/cm²까지 늘리면 차이가 더 벌어진다. CC 방식은 다공질 구조로 두께 16.7μm(이론 두께 약 12.9μm 대비 공극률 22.9%)까지 부풀어 오르지만, MPC 방식은 두께 13.6μm, 공극률 5.4%에 그치는 치밀한 구조를 유지했다.

Fig.2 — CC·MPC 프로토콜로 증착한 리튬의 SEM 표면·단면 이미지, 여러 충전법 간 증착두께·부산물층 두께·SEI 탄성률 비교 그래프, CC1·CC6·MPC1·MPC6 시료의 AFM 3차원 이미지와 영률(Young's modulus) 분포도를 보여주는 원문 그림

그림 출처: Liu et al., Nature Communications 17, 178 (2026), Fig. 2, DOI: 10.1038/s41467-025-66271-0, CC BY-NC-ND 4.0

원자간력현미경(AFM)으로 잰 SEI의 영률(단단함을 나타내는 값)을 보면 이 차이의 이유가 드러난다. 0.25mAh/cm² 단계에서 CC 방식의 SEI는 1.1GPa인데 MPC 방식은 2.1GPa로 거의 2배 단단했다. 3mAh/cm²까지 증착을 마친 뒤에는 CC 2.8GPa, MPC 5.3GPa로 격차가 더 벌어졌다. PeakForce TUNA 측정으로 본 전기전도성도, MPC 쪽 SEI가 전기를 덜 통과시켰다. 절연성이 좋을수록 SEI 안쪽에서 전자가 새어나가 전해질을 계속 분해시키는 부반응을 막아준다.

X선광전자분광(XPS) 깊이 프로파일로 본 SEI 조성도 또렷하게 갈린다. CC 방식의 SEI는 표면에 불화리튬(LiF)이 많고 유기물(C=O 결합) 비중이 높다. LiF는 안정적이지만 리튬 이온을 잘 통과시키지 못해, 표면에 많으면 오히려 이온 수송에는 불리하다. 반면 MPC 방식의 SEI는 표면 LiF는 적고 안쪽에 LiF가 몰려 있으며, 전체적으로 산화리튬(Li2O)이 우세한 무기물 위주 구조에 리튬 이온을 잘 통과시키는 질화리튬(Li3N)도 더 많이(28.7% 대 26.9%) 포함했다. 표면은 전자를 막고 안쪽은 이온을 잘 통과시키는, 방향이 다른 두 성질을 한 SEI 안에 구현한 셈이다. 이 구조 덕분에 MPC로 증착한 리튬을 벗겨낼 때(스트리핑) 과전압도 5.9mV로 CC 방식(7.8mV)보다 낮았다.

Fig.3 — CC·MPC 프로토콜로 증착한 리튬의 스트리핑 전위-용량 프로파일, 50사이클 순환한 구리 집전체의 표면·단면 SEM 이미지, 잔류물의 XPS 탄소(C1s)·산소(O1s) 깊이 프로파일을 보여주는 원문 그림

그림 출처: Liu et al., Nature Communications 17, 178 (2026), Fig. 3, DOI: 10.1038/s41467-025-66271-0, CC BY-NC-ND 4.0

이 메커니즘을 COMSOL 시뮬레이션으로도 재확인했다. 전류·응력·SEI 변형을 함께 계산하는 다중물리 시뮬레이션에서, 1 mA/cm²로 계속 증착하면 0.75mAh/cm² 지점에서 SEI가 항복강도를 넘어서며 찢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처음 0.25mAh/cm²를 0.5 mA/cm²로 낮게 증착한 뒤 그 위에 1 mA/cm²로 이어가는 시나리오에서는 누적 응력이 항복강도에 한참 못 미쳤다. SEI의 영률과 표면 거칠기를 바꿔가며 계산한 “최대허용전류밀도”(MACD)도, SEI가 단단하고 매끄러울수록 더 센 전류를 버텨낸다는 걸 보여줬다 — 영률 10GPa, 거칠기 40nm 조건에서 MACD는 약 3.8 mA/cm²까지 올라갔다.

Fig.4 — COMSOL 시뮬레이션으로 계산한 리튬 증착량별 SEI의 폰 미제스 응력 분포(일정전류 vs 저전류 선증착 시나리오), SEI 영률에 따른 최대허용전류밀도(MACD) 그래프, 서로 다른 전류 순서로 증착한 리튬의 SEM 형상을 보여주는 원문 그림

그림 출처: Liu et al., Nature Communications 17, 178 (2026), Fig. 4, DOI: 10.1038/s41467-025-66271-0, CC BY-NC-ND 4.0


대표 결과 — 코인셀에서 죽은 리튬을 되살리고, 파우치셀에서 298사이클을 버틴다

MPC 프로토콜을 고로딩 양극(다결정 NMC622 28mg/cm², 단결정 NMC811 26mg/cm²)을 쓴 무음극 코인셀에 적용하자, CC 대비 뚜렷하게 긴 순환수명과 높은 쿨롱효율을 보였다.

Fig.5 — 무음극 코인셀의 2사이클째 CC·MPC 충방전 전위-시간 프로파일, NMC622·SCNMC811 양극에서의 방전용량·쿨롱효율 비교, 48시간 방치(캘린더 열화) 후 전위-시간 프로파일 및 재활성화된 쿨롱효율을 보여주는 원문 그림

그림 출처: Liu et al., Nature Communications 17, 178 (2026), Fig. 5, DOI: 10.1038/s41467-025-66271-0, CC BY-NC-ND 4.0

특히 흥미로운 응용은 “죽은 리튬” 재활성화다. 순환하던 무음극 코인셀을 방전 상태로 48시간 방치(캘린더 열화)하면, CC로 충전해온 셀은 심한 과방전을 겪었지만 MPC로 충전해온 셀은 이 문제가 억제됐다. 더 놀라운 건 방치 이후 첫 사이클의 쿨롱효율이다. NMC622 기준 CC는 95.9%에서 방치 후 94.2%로 떨어졌는데, MPC는 97.3%에서 오히려 101.2%로 올라갔다. 100%를 넘는다는 건 그동안 반응에 참여하지 못하고 고립돼 있던 “죽은 리튬”이 다시 활성화돼 전기화학 반응에 합류했다는 뜻이다. 이 재활성화는 방전 상태(전압이 낮아 안전성 우려가 작은 상태)에서 일어나기 때문에, 별도의 보호 장치 없이도 대규모 배터리 모듈 여러 개에 걸쳐 적용할 수 있다고 저자들은 설명한다.

파우치셀 단계에서는 두 가지 조합을 시험했다. 먼저 산업 규격 NMC622 양극을 쓴 1.8Ah급(370 Wh/kg) 파우치셀에 일반 카보네이트 전해질과 800kPa 스택압을 적용해 계단식(1.5Ah→1.2Ah→0.9Ah) MPC 충전을 실시했더니, CC 방식의 32사이클이 66사이클로 늘었고 쿨롱효율도 98.5%(CC는 97.5%)로 개선됐다.

Fig.6 — 1.8Ah 무음극 파우치셀의 CC·MPC 충전 1사이클째 전위-시간 프로파일, 방전용량·쿨롱효율·에너지밀도 사이클 성능, 1.5Ah 파우치셀의 298사이클 방전용량·쿨롱효율, 기존 문헌 결과와의 사이클수명·용량·충전속도 비교를 보여주는 원문 그림

그림 출처: Liu et al., Nature Communications 17, 178 (2026), Fig. 6, DOI: 10.1038/s41467-025-66271-0, CC BY-NC-ND 4.0

이 논문이 내세우는 대표 결과는 전해질을 고농도 이중염(2M LiDFOB + 1.4M LiBF4)으로 바꾼 1.5Ah급(400 Wh/kg) 파우치셀이다. 충전 상태(SoC)를 80%로 제한하고 MPC 충전을 적용하자 298사이클 후에도 80%의 용량이 남았다. 저자들은 이 결과를 무음극 코인셀의 별도 실험과 대비한다. 같은 정극·같은 무음극 구조의 코인셀을 100% SoC로 완전충전·완전방전만 반복했을 때는(0.2C, 5시간 충전) 30사이클 만에 용량이 55.4%까지 떨어졌다. 셀 포맷은 다르지만, 80% SoC 제한과 MPC를 함께 쓴 파우치셀의 298사이클 결과가 그만큼 큰 차이라는 뜻이다. 온도 면에서도 MPC의 중간 고전류 구간은 충전 중 온도를 약 0.5°C 더 올리지만, 방전 중 온도 변화 폭은 오히려 더 작았다(약 27.5°C 대 CC의 약 29°C).


고찰 — 이 논문이 안 보여준 것

이 논문의 구성은 촘촘하다. COMSOL 시뮬레이션으로 응력-SEI 강도의 메커니즘을 먼저 세우고, AFM·XPS로 실제 SEI의 물성·조성을 확인한 뒤, 코인셀 → 산업규격 코인셀 → 두 종류의 Ah급 파우치셀까지 단계적으로 스케일을 올리며 같은 결론이 유지되는지 반복 검증했다.

다만 몇 가지는 이 논문만으로는 확인할 수 없다. 첫째, 가장 눈에 띄는 298사이클 결과는 1.5Ah 파우치셀 하나(또는 소수의 반복 셀)에서 나온 값이고, 여러 셀에 걸친 재현성이나 생산 배치 간 편차는 다루지 않는다. 둘째, 두 파우치셀 실증에 쓰인 전해질이 서로 다르다 — 370 Wh/kg 결과는 일반 카보네이트 전해질, 400 Wh/kg·298사이클 결과는 고농도 이중염 전해질을 썼다. 즉 이 논문의 최고 성능(298사이클)은 MPC 충전법 하나만의 효과가 아니라 특수 전해질과 결합된 결과이고, 일반 전해질에서 MPC만 썼을 때(66사이클)는 그보다 훨씬 낮다. 셋째, 충전 시간이다. 3시간 충전이 기준인데, 이보다 빠른 급속충전 조건에서도 MPC의 이점이 유지되는지는 이 논문에 없다. 넷째, MPC 프로토콜의 전류값(0.5–2 mA/cm²)과 단계 배분은 이 논문이 쓴 특정 셀 구성에 맞춰 최적화된 값으로 보이는데, 다른 양극·다른 로딩·다른 셀 포맷에서도 같은 숫자가 최적인지, 아니면 매번 다시 튜닝해야 하는지는 다루지 않는다.


My Take

이 논문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지점은 “무엇을 넣을까”가 아니라 “언제 얼마나 흘릴까”로 문제를 바꿔 푼 방식이었다. 이 시리즈의 다른 논문들은 전부 새로운 분자나 코팅을 설계했는데, 이 논문은 기존 전해질·기존 양극·기존 무음극 구조를 그대로 두고 충전기 쪽 소프트웨어만 바꿔도 되는 해법을 제시한다. 실제 산업 적용을 생각하면 이 차이는 크다 — 새 전해질은 인증·양산라인 재검증이 필요하지만, 충전 프로토콜은 원칙적으로 기존 셀에 그대로 적용하고 충전기의 제어 로직만 바꾸면 될 수도 있다.

동시에 이 논문이 세운 “낮은 전류로 시작해 강한 SEI를 먼저 만든다”는 원칙은, 이 시리즈 다른 편들에서 본 “적당한 저항·적당한 반응이 오히려 균일성을 만든다”는 반복되는 주제와 같은 계열이다(2·4편). 다만 그 원칙을 전해질 조성이 아니라 충전 전류의 시간 축에서 구현했다는 점이 이 논문의 독창성이다. 죽은 리튬을 방전 상태에서 재활성화하는 응용도, 완전히 새로운 소재 없이 기존 셀의 숨은 용량을 되찾는다는 점에서 실용적으로 눈여겨볼 만하다.

Battery Lab 시리즈는 이어서 vault에 원문 PDF가 확보된 나머지 논문을 계속 리뷰한다.


부록 — 이 글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배경지식과 용어

이 시리즈 1–5편에서 이미 설명한 SEI·CEI·쿨롱효율·N/P비·XPS·SEM·AFM·EIS 같은 개념은 이번 편에서 다시 설명하지 않는다. 이번 논문에서 새로 등장한 개념 위주로 정리했다.

1. 이 논문의 핵심 개념

  • 무음극전지(anode-free battery): 조립 시점에 음극에 리튬을 아예 넣지 않고, 충전 중 양극에서 나온 리튬이 맨 집전체(구리 등) 위에 처음 도금되며 음극이 만들어지는 구조. 리튬을 미리 깔아두는 일반 리튬메탈전지보다 무게가 가벼워 에너지밀도가 더 높지만, 매 사이클 음극이 통째로 생겼다 없어지길 반복해 SEI가 더 쉽게 손상된다.
  • 일정전류(CC, constant current) 충전: 충전이 끝날 때까지 전류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가장 흔히 쓰이는 충전 방식.
  • 중간피크전류(MPC, middle peak current) 충전: 이 논문이 제안한 방식으로, 충전 구간을 여러 단계로 나눠 시작과 끝은 낮은 전류를, 중간에는 상대적으로 높은 전류를 흘리는 충전법.
  • 영률(Young’s modulus): 물질이 힘을 받았을 때 얼마나 변형에 저항하는지를 나타내는 값으로, 값이 클수록 더 단단하고 덜 늘어난다는 뜻이다. 이 논문에서는 SEI 막의 기계적 강도를 비교하는 핵심 지표로 쓰였다.
  • 항복강도(yield strength): 재료가 원래 형태로 돌아올 수 없을 만큼 변형되기 시작하는 응력의 한계값. 이 값을 넘으면 SEI가 갈라지거나 찢어진다.
  • 폰 미제스 응력(Von Mises stress): 여러 방향에서 동시에 작용하는 복잡한 응력 상태를 하나의 대표값으로 환산해, 재료가 파괴되는지 판단하는 기준으로 흔히 쓰이는 응력 지표.
  • 최대허용전류밀도(MACD, maximum allowable current density): 특정 강도의 SEI가 찢어지지 않고 버틸 수 있는 전류밀도의 상한. 이 논문은 시뮬레이션으로 SEI의 영률·거칠기에 따른 MACD를 계산했다.

2. 이 논문에 쓰인 분석기법

  • COMSOL 다중물리 시뮬레이션: 전기화학 반응, 물질 확산, 기계적 변형 등 서로 다른 물리 현상을 하나의 모델 안에서 함께 계산하는 상용 시뮬레이션 소프트웨어. 이 논문에서는 전류 분포·기하학적 변형·고체역학 모듈을 결합해 SEI에 쌓이는 응력을 계산하는 데 썼다.
  • 버틀러-볼머 방정식(Butler-Volmer equation): 전극 표면에서 전기화학 반응이 일어나는 속도(전류)와 그 반응을 밀어붙이는 힘(과전압) 사이의 관계를 나타내는 전기화학의 기본 방정식.
  • 원자간력현미경(AFM) PeakForce TUNA 모드: 미세한 탐침으로 표면을 훑으며 형상뿐 아니라 표면에서 흐르는 미세 전류까지 함께 측정하는 AFM의 응용 모드. 이 논문에서는 SEI의 전기전도성을 위치별로 지도화할 때 이 모드를 활용했다.
  • 아레니우스 관계식(Arrhenius relation)을 이용한 활성화에너지 분석: 온도를 바꿔가며 잰 저항값의 자연로그를 온도의 역수에 대해 그리면 직선이 되는데, 이 직선의 기울기로 특정 반응(여기서는 SEI 통과, 탈용매화)에 필요한 활성화에너지를 구하는 방법. 이 논문에서는 -20°C부터 30°C까지 온도를 바꿔가며 임피던스를 측정해 계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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