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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BM4 패권전쟁 — 같은 업황, 3.7배 다른 마진의 비밀The HBM4 Power Struggle — Same Boom, a 3.7x Margin Gap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같은 메모리 슈퍼사이클을 지나면서도 영업이익률이 13.1%와 48.6%로 3.7배 벌어졌다. 이 격차가 어디서 오는지, 그리고 다음 라운드(HBM4)에서 무엇이 바뀔 수 있는지 짚었다.Samsung Electronics and SK Hynix are riding the same memory supercycle, yet their operating margins diverge 3.7x — 13.1% versus 48.6%. Here is where the gap comes from, and what could change in the next round.

같은 업황을 지나면서 벌어진 3.7배 마진 격차

2025–2026년 메모리 반도체는 명백한 슈퍼사이클을 지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2023년의 다운사이클 바닥에서 2025년 큰 폭의 이익 반등을 기록했다. 그런데 이 둘의 영업이익률은 각각 13.1%와 48.6%로 3.7배나 차이가 난다. 같은 산업 사이클, 비슷한 생산 규모를 가진 두 회사 사이에 이 정도 격차가 벌어졌다는 건, 결국 한 가지 제품군의 승패가 갈랐다는 뜻이다 — HBM(고대역폭메모리)이다.


HBM이 만든 균열 — 범용 메모리와 프리미엄 메모리의 다른 세계

DRAM·NAND 같은 범용 메모리는 여전히 수요-공급에 따라 가격이 정해지는 ‘가격 수용자(Price Taker)’ 시장이다. 반면 HBM은 AI 가속기(엔비디아 GPU 등)에 탑재되는 필수 부품으로, 소수의 공급사만 인증을 통과할 수 있는 고진입장벽 시장이다. 인증을 먼저, 더 많이 통과한 쪽이 ‘가격 결정자(Price Maker)’ 지위를 갖는다.

업계 리서치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2026년 1분기 기준 HBM 시장에서 58% 점유율로 1위를 지키고 있다(전년동기 69%에서는 하락). 삼성전자는 2025년 2분기 17%에서 3분기 35%로 반등했지만, 여전히 격차가 있다. 두 회사의 매출원가율을 비교하면 이 차이가 그대로 드러난다 — 삼성전자 60.6% vs SK하이닉스 39.6%(2025년 기준). HBM 비중이 높을수록 원가율이 낮아지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왜 SK하이닉스가 먼저 갔나 — TSV·MR-MUF라는 기술 변수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쌓아 올리는 첨단 패키징 기술이 핵심이다. TSV(실리콘관통전극)로 칩 사이를 전기적으로 연결하고, MR-MUF 같은 공정으로 발열·수율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이 영역에서 SK하이닉스가 확보한 특허·공정 노하우가 엔비디아向 선행 인증으로 이어졌고, 이 인증이 다시 고객 락인(lock-in) 효과로 연결되는 선순환이 만들어졌다.

UBS는 차세대 HBM4에서도 SK하이닉스가 약 70%에 달하는 점유율을 지킬 것으로 전망했다. 만약 이 전망이 현실화된다면, 이번 사이클 동안 벌어진 격차가 다음 세대 제품에서도 쉽게 좁혀지지 않을 수 있다는 뜻이 된다.


격차는 고정된 것인가 — 추격의 신호들

다만 이 격차가 영구적이라고 단정하기는 이르다. 삼성전자의 HBM 점유율이 2025년 한 분기 만에 17%에서 35%로 두 배 넘게 뛴 것은, 단일 분기 기준으로는 상당히 큰 폭의 반등이었다. 삼성전자는 압도적인 생산 규모(메모리 업계 최대 캐파)와 파운드리·시스템반도체 등 비메모리 영역의 특허 포트폴리오라는 별도의 강점도 보유하고 있어, HBM4 인증에서 유의미한 진전이 나올 경우 격차 축소 속도가 빨라질 가능성도 있다.

반대로 SK하이닉스는 이 격차를 지키기 위해 공격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설비투자(CapEx)는 2023년 8조3,000억원에서 2025년 27조5,000억원으로 3배 이상 늘었고, 2026년 6월에는 45조4,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해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청주 첨단 패키징 공장 등에 투입할 계획이다. 격차를 벌린 쪽이 그 격차를 지키기 위해 더 큰 베팅을 하는 구도다.


마이크론이라는 세 번째 변수

이 경쟁 구도에 미국 마이크론도 빠질 수 없다. 한 리서치에 따르면 HBM 시장에서 마이크론의 점유율은 22%까지 확대된 것으로 추정되며,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 3강 구도가 조금씩 균형을 잡아가는 모습도 함께 나타나고 있다. 국내 두 회사만의 경쟁이 아니라, 글로벌 3파전이라는 관점도 함께 봐야 하는 이유다.


My Take

이번 HBM 사이클에서 벌어진 3.7배의 마진 격차는 단순한 업황 차이가 아니라, 첨단 패키징이라는 특정 기술 영역에서의 선점 효과가 만든 결과라고 본다. 흥미로운 지점은 이 격차가 ‘고정된 우위’라기보다는 ‘현재까지의 스코어보드’에 가깝다는 것이다 — 삼성전자의 HBM 점유율이 한 분기 만에 두 배 넘게 뛴 사례가 이를 보여준다.

다음 국면을 좌우할 변수는 결국 HBM4 인증 경쟁의 결과라고 생각한다. 만약 삼성전자가 이 라운드에서 유의미하게 점유율을 늘린다면 지금의 격차는 상당 부분 좁혀질 수 있고, 반대로 SK하이닉스가 UBS 전망대로 70% 수준을 지킨다면 이번 사이클의 승자는 이미 정해진 셈이 된다. 어느 쪽이든, 이 산업의 다음 승부처는 생산 규모가 아니라 패키징 기술 그 자체에 있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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