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작업을 못 맡기는 진짜 이유
Claude Code를 한 달쯤 쓰면 실력은 늘었는데 이상하게 큰 작업은 여전히 못 맡긴다. “폴더 전체를 재구성해줘”, “파일 200개의 형식을 통일해줘” 같은 지시를 입력하다가 멈칫한다. 이러다 다 망가지면?
합리적인 불안이다. 그리고 이 불안의 정석 해법이 Git(깃) 이다. 개발자의 코드 관리 도구로 알려져 있지만, 본질은 이것이다.
Git은 폴더 전체의 ‘저장 시점’을 무제한 만들어두고, 언제든 그 시점으로 되돌릴 수 있는 도구다.
게임의 세이브 포인트와 같다. 보스전(큰 작업) 전에 저장하고, 망하면 로드하면 된다. 그리고 좋은 소식 — Git 명령어를 하나도 외울 필요가 없다. 전부 Claude Code에게 시키면 되기 때문이다.
개념은 세 개면 충분하다
Git 책은 수백 페이지지만, 안전망 용도로는 세 개념이 전부다.
| 개념 | 뜻 | 게임 비유 |
|---|---|---|
| 저장소(repository) | Git이 이력을 기록하는 폴더 | 세이브 파일이 생기는 게임 |
| 커밋(commit) | 특정 시점의 폴더 전체 스냅샷 | 세이브 포인트 |
| 되돌리기(revert/restore) | 이전 스냅샷으로 복원 | 로드 |
“브랜치”, “머지”, “푸시” 같은 용어는 협업·개발용이다. 혼자 안전망으로 쓰는 동안은 몰라도 전혀 지장 없다.
세팅: 5분이면 끝난다
1. Git 설치 확인
Claude Code에게 물어보자.
“이 컴퓨터에 git이 설치되어 있는지 확인해줘. 없으면 설치 방법을 알려줘.”
Windows라면 git-scm.com에서 설치 파일을 받아 계속 ‘다음’을 누르면 된다.
2. 작업 폴더를 저장소로 만들기
작업 폴더에서 Claude Code를 열고 한 문장이면 된다.
“이 폴더를 git 저장소로 만들고, 현재 상태를 첫 스냅샷으로 저장해줘.”
Claude가 git init(저장소 생성)과 첫 커밋을 알아서 처리한다. 폴더에 .git이라는 숨김 폴더가 생기는데, 여기에 모든 이력이 쌓인다. 건드리지만 않으면 된다.
3. 기록에서 뺄 것 지정하기
임시 파일이나 민감한 파일은 이력에서 제외할 수 있다.
“이 폴더에서 임시 파일과 개인정보가 든 ‘메모_사적.md’는 git 기록에서 제외되게 설정해줘.”
Claude가 .gitignore라는 제외 목록 파일을 만들어준다. API 키, 비밀번호, 민감한 개인정보가 담긴 파일은 반드시 처음부터 제외하자. 한 번 이력에 들어간 내용은 삭제해도 과거 스냅샷에 남는다.
운용: 스냅샷 루틴 두 가지
루틴 1 — 큰 작업 전에는 반드시 저장
이제 큰 작업 지시가 이렇게 바뀐다.
“먼저 현재 상태를 ‘재구성 전’이라는 메모로 스냅샷 저장하고, 그 다음 폴더 전체를 주제별로 재구성해줘.”
한 문장 추가로 모든 대량 작업이 되돌릴 수 있는 작업이 된다. 결과가 마음에 들면 그대로 두고, 아니면 복원을 시키면 끝이다.
루틴 2 — 하루 끝 스냅샷
전날로 돌아갈 수 있다는 것만으로 안심 효과가 크다. 하루를 마칠 때:
“오늘 작업 내용을 요약한 메모와 함께 스냅샷 저장해줘.”
이 루틴을 CLAUDE.md에 박아두면 시키지 않아도 하게 만들 수 있다.
## 작업 규칙
- 10개 이상의 파일을 변경하는 작업 전에는 반드시 git 스냅샷을 먼저 만든다
- 작업 종료 시 요약 메모와 함께 커밋한다
사고 복구 시나리오 3가지
실제로 사고가 났을 때 어떻게 말하면 되는지, 상황별로 정리했다.
시나리오 1 — 방금 작업이 통째로 마음에 안 든다
“방금 한 재구성 전부 취소하고, 아까 ‘재구성 전’ 스냅샷으로 되돌려줘.”
시나리오 2 — 파일 하나만 어제 버전으로
“보고서.md만 어제 저녁 스냅샷 버전으로 되돌려줘. 다른 파일은 그대로 두고.”
폴더 전체가 아니라 특정 파일만 골라 복원하는 것도 된다.
시나리오 3 — 뭐가 바뀌었는지부터 모르겠다
“마지막 스냅샷 이후 어떤 파일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목록으로 보여줘.”
변경 내역을 확인한 뒤 되돌릴지 결정하면 된다. Git은 “무엇이 바뀌었나”를 추적하는 데 특히 강하다.
핵심: 복구 명령어를 외우는 게 아니라, 상황을 한국어로 설명하는 것이 복구 방법이다.
어디까지 지켜주고, 무엇은 못 지키나
안전망의 범위를 정확히 아는 것도 중급의 몫이다.
지켜주는 것
- 커밋(스냅샷) 이후의 모든 변경 — 수정, 삭제, 이동
- 파일별 변경 이력과 시점별 비교
못 지키는 것
- 스냅샷을 안 만든 구간 — 마지막 커밋 이후의 작업은 보호받지 못한다. 루틴이 중요한 이유
- 컴퓨터 자체의 고장 — Git 이력도 같은 컴퓨터에 있다. 별도 백업(외장하드, 클라우드)은 여전히 필요하다
- .gitignore로 제외한 파일 — 제외했으면 이력도 없다
또 하나, Git은 텍스트 파일에 최적화되어 있다. 마크다운·문서·코드에는 완벽하지만, 동영상 같은 대용량 파일이 많은 폴더에서는 저장소가 무거워진다. 그런 폴더는 Git 없이 일반 백업으로 관리하는 게 낫다.
흔한 실수
- 세이브 없이 보스전 입장 — 도구를 갖춰놓고 스냅샷 없이 대량 작업을 시키는 것. “큰 작업 전 스냅샷”을 CLAUDE.md 규칙으로 강제하자
- 커밋 메모를 대충 쓰기 — “수정”, “작업”뿐인 메모는 복구할 때 어느 시점인지 알 수 없다. Claude에게 시키면 알아서 요약 메모를 달아주니, 시키는 습관만 들이면 된다
- 민감 파일을 뒤늦게 제외 — 이미 이력에 들어간 뒤 제외하면 과거 스냅샷에는 남아 있다. 저장소를 만드는 시점에 제외 목록부터 정하자
체크리스트
- 주요 작업 폴더가 git 저장소로 초기화되어 있다
- 민감 파일·임시 파일이 .gitignore로 제외되어 있다
- “큰 작업 전 스냅샷” 규칙이 CLAUDE.md에 있다
- 복구 시나리오 3가지를 말로 시킬 수 있다
- Git과 별개로 폴더 백업(외장·클라우드)이 있다
다음 글에서는 내 폴더 밖으로 나간다 — MCP로 Claude Code를 캘린더, 드라이브, 외부 서비스와 연결하는 법이다.